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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렁이의 개요
구렁이(학명: Elaphe anomala)는 한국, 중국, 러시아에 서식분포하는 뱀목 뱀과에 속하는 파충류이며,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뱀중에서 가장 크다. 길이가 1.5~1.8m에 달하고 큰것은 2m 까지 자라며, 독은 없고 중앙부의 비늘은 용골이 뚜렷하나 배쪽으로 내려갈수록 희미해진다. 몸의 색깔은 등은 녹색을 띤 황갈색 바탕에 검은색의 가로 무늬가 몸통에 25~32개, 꼬리부분에 8~11개 있다. 머리와 혀, 목은 검은색이다. 머리는 크고 주둥이는 잘린 모양이며 눈이 크고 콧구멍은 타원형이다.
우리나라에는 구렁이에 관한 전설이나 전승, 속신 등이 많이 있으며, 보통 무서움을 주는 악당으로 묘사되기도 하고, 신통력을 지닌 괴물, 또는 부정과 악을 막는 좋은 동물로 묘사되기도 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2년 5월 31일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하고 있다.
2. 구렁이의 생태적 특징
구렁이의 외형적 특징은 몸길이 1.5~1.8m이며, 등 중앙부의 비늘은 용골(龍骨)이 뚜렷하나 배쪽으로 갈수록 희미해진다. 구렁이의 빛깔은 개체변이가 심해서 등쪽은 녹색을 띤 황갈색 바탕에 검정 가로무늬가 몸통에 25~32개, 꼬리 부분에 8~11개 있다. 배쪽에는 담황색 바탕에 어두운 얼룩무늬가 있으며, 머리와 목은 검정색이다. 새끼는 등이 짙은 황갈색이고 몸통과 꼬리에 붉은 갈색의 큰 가로무늬가 있다.
구렁이는 보통 민가의 돌담이나 방죽, 밭둑의 돌 틈에 서식하며 농가의 퇴비 속에 알을 낳기도 하는데 퇴비가 발효하면서 생기는 열로 부화된다. 번식시기인 5~6월 경 돌담에서 교미를 하여 볏짚 속에 12~25개의 알을 낳고, 또아리를 틀어 알을 보호한다. 구렁이는 쥐가 지나간 흔적을 혀로 감지하여 쥐를 잡아먹는다. 포유류, 조류, 양서류가 구렁이의 주요 먹이감이며 농사에 해를 주는 참새, 쥐, 두더지 등을 잡아먹기 때문에 농사에 도움을 주어 사람에게 이롭기도 하고, 반면 해충의 천적인 개구리가 주요 먹잇감이기 때문에 개구리개체수가 줄어 해충이 많아지는 해를 끼치기도 한다.
과거 1950년대~1970년까지만 해도 농가에 사람과 구렁이가 공존하면서 살아가는것은 흔히 볼 수 있는 일상적인 일이었다. 요즘 사람들이 집안에서 큰 구렁이를 본다면 기겁하겠지만, 옛날에는 구렁이가 초가지붕 밑에 터를 잡고 사는 경우는 흔히 볼 수 있는 일이었다. 구렁이에게 지붕 밑은 비바람이 들이치지 않고 먹이감인 쥐가 저절로 꼬이고 멧돼지나 왜가리와 같은 천적의 눈에도 띄지 않는 좋은 서식공간이다. 물론 항상 어두컴컴한 지붕 밑에만 있었던 건 아니고 밤이 되면 땅으로 내려와서 들쥐나 벌레를 잡아먹다가 새벽이 되면 다시 올라간다. 아침 일찍 농사일을 하러 나가는 사람들은 구렁이가 집 마당 여기저기를 기어다니며 사냥하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었다고 한다.
3. 전설과 신화속의 구렁이
우리나라에는 구렁이에 관한 전설이나 전승, 속신이 많이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를 들어보면, 먼 옛날 제주에서는 해마다 처녀를 뱀신에게 제물로 바쳤다고 한다. 어느 해 제주에 새로 부임한 목사(牧使)가 이 사굴의 구렁이를 퇴치하였고, 구렁이의 복수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하였다. 이후부터는 이 풍습이 사라졌다고 한다. 또한, 여의주를 품고 용이 되어 승천하기 위해 수행하는 상상 속의 짐승인 이무기를 구렁이로 표현하는 경우를 자주 찾아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국내의 전승과 전래동화에서는 뱀, 이무기가 나오면 부정적인 의미를 표현하는 것이며, 구렁이가 나오면 긍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면 된다.
한편, 구렁이는 각종 신화 및 전승에서는 사악하거나 신비한 힘을 가진 존재로 등장하며, 각종 전래동화에서는 악역으로 취급되기도 한다. 그러나 귀한 쌀을 훔쳐먹는 집안의 쥐를 잡아먹어 가정을 지켜준다는 점에서 재산을 보호하는 신으로 숭배되거나 하는 경우도 있다. 오히려 전래동화나 민간 전승에서는 이러한 긍정적인 의미가 일반적인 모습인데, 전승에서는 터주의 위치를 가지기에 복을 가져다 주며 죽이거나 하면 불이익이 돌아온다. 이를 업구렁이라고 하는데 이런 업구렁이는 보통 부엌의 쌀뒤주 뒷쪽이나 창고의 구석진 곳에 숨어있는 것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또, 원주의 치악산 상원사에 전해내려오는 전설이 있는데, 어떤 스님이 구렁이에게 붙잡혀 죽어가던 꿩을 살려 주었다가 구렁이의 복수로 목숨이 위태로워지자, 꿩이 은혜를 갚기 위해 종을 치기위해 머리를 부딪쳐 구렁이를 쫓아내고 스님의 목숨을 구해 주었다고한다. 일반적으로 민담에서는 구렁이가 사람을 잡아먹는 무서운 동물이나 신통력을 지닌 동물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인간에게 도움을 받으면 반드시 은혜를 갚고 부정을 용납하지 않는 동물로 묘사되기도 하였다. 이와같이 구렁이는 과거에 우리의 일상생활속에 함께했던 흔한 동물이었지만 현재는 구렁이를 주변에 보는일은 쉽지 않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