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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삵의 개요
삵(학명: Prionailurus bengalensis)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우리나라에 생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식육목 고양이과에 해당하는 동물이다. 고양이처럼 생겼으나 고양이보다 몸집이 크고 불분명한 반점이 많다. 몸무게는 10킬로그램, 몸 길이는 45~55센티미터 정도이며, 꼬리는 25~32센티미터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삵" 또는 "살쾡이"라고 부르며, 2022년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 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현재까지 우리나라에 남아있는 유일한 고양이과 맹수이다. 동남아시아, 대한민국, 시베리아지역에 분포하며, 일본에서는 쓰시마섬에서 발견된 바 있다.
2. 삵의 생태적 특성
삵은 산림지대의 계곡, 바위굴, 연안, 관목으로 덮인 산골짜기 개울가에 주로 살며, 마을근처에 출현하기도 한다. 삵은 주로 밤에 활동하며 직접 먹이를 잡아 먹는다. 몸집은 큰 편은 아니지만 뒷다리가 발달해 있어 최대 3미터까지 점프할 수 있으며, 주로 쥐 등의 설치류와 작은 새, 뱀, 물고기, 곤충을 잡아먹는다.
어떤 경우에는 오리, 기러기, 갈매기 등의 물새를 잡아먹기도 하고, 황조롱이, 새호리기 같은 소형 맹금류나 두루미, 큰고니, 백로와 같은 대형 조류를 사냥하기도 한다. 간혹 새끼 고라니나 노루와 새끼 멧돼지를 공격하기도 하며, 한편 뉴트리아의 천적으로 자리잡아 뉴트리아 개체수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정보도 있다.
새끼는 한번에 2~4마리씩 낳으며, 평균 수명은 10~15년으로 알려져 있다. 고양이과에 속하는 동물답게 몸놀림이 아주 빠르며 나무도 잘 탄다. 이외에도 닭이나 거위와 오리 같은 가금류를 잡아먹어 민가에 피해를 주기도 한다.
3. 삵과 야생 고양이의 차이점
삵은 야생 고양이와 형태와 크기는 비슷하나 색깔과 무늬에서 차이가 있다. 꼬리가 긴 고양이와 달리 꼬리가 뭉툭하고, 미간부터 한 쌍의 줄 무늬가 귀 뒤까지 이어져 있으며, 귀 뒤에 흰색 반달무늬가 있다. 또한 삵은 고양이와 달리 배설물을 땅에 묻지 않으며, 이는 영역을 표시하기 위함이다.
삵은 생김새뿐만 아니라 습성도 야생 고양이와 매우 비슷하다. 좁은 틈에 끼어있는 걸 좋아하는 것도 여느 고양이과 동물과 다를 바 없다. 차이점은 일반적으로 물을 싫어하는 고양이와는 달리 물을 싫어하지 않고 수영도 잘 하는 편이다. 삵은 호랑이나 재규어, 표범, 스라소니와 함께 물을 좋아하는 몇 안 되는 고양이과 동물이며, 주된 먹이 중 하나인 물고기를 사냥하기 위해 하천 주변을 어슬렁거린다.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삵은 애완동물로 기르는 고양이와 형태가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분류학상으로는 과는 고양이와 같지만 분류학상 속이 다를 뿐만 아니라 매우 오랜 기간 동안 완전히 독립적으로 진화했다. 개과 동물로 치면 개나 늑대가 다른 개과 동물들인 여우, 너구리, 승냥이, 아프리카들개, 갈기늑대의 관계와 비슷하다고 할 수있다. 역사적으로 현재의 고양이는 실크로드를 타고 서역에서 들어온 외래종이고 우리나라 토종인 살쾡이는 선사시대 이전부터 한반도에 살아온 동물이라고 할 수 있다.
4. 우리나라의 삵 서식 현황
삵은 과거 1960년대까지만 해도 우리나라에서 매우 흔하게 볼 수 있는 야생동물이었지만, 1970년대 이후로 쥐와 해충 잡기 열풍이 불면서 수많은 삵이 쥐약과 살충제에 희생되었다. 이 무렵의 쥐약은 현재와 달리 즉효성 독성물질이어서 2차독성이 매우 강하여 쥐약을 먹은 쥐나 새 등을 삵이나 여우가 잡아먹게 되면 그 독성이 옮겨지는 바람에 의도하지 않은 피해가 꽤 많이 발생하여 개체수는 급속히 줄게 되었다. 또한, 지속적으로 산간이나 농촌지역이 개발로 인해 삵들의 서식지가 줄어들면서, 개체수는 지속적으로 줄어들었다.
최근에는 야간에 산악도로 등지에서 차에 치여 야생동물이 죽는 로드킬에 의해서 사고를 당하여 죽는 삵의 수도 상당히 증가했다. 주요 서식지로는 강원도 산간 지방이나 비무장지대, 우포늪, 그리고 시화호 등이며, 그 외에 경상남도 진주시의 진양호 공원에 10여 마리가 생존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현재 도시 생태계에서의 삵의 생태적 지위는 길고양이들이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는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