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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크낙새의 개요

크낙새(학명: Dryocopus javensis)는 기후가 따뜻한 동남아시아와 인도 등지에 널리 분포하는 남방계 조류이며, 분포 지역에 따라 지리적으로 14~15 아종으로 나뉜다.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크낙새는 크낙새 아종들 가운데 가장 북쪽에 분포하고 한반도에서 유일하게 서식하며, 매우 희귀해서 학술적인 가치가 높다. ‘클락, 클락, 클락’하고 운다고 하여 우리 조상들은 ‘골락새’, ‘콜락새’, ‘클락새’, ‘크낙새’ 등으로 불렀으며, 현재 공식적으로 쓰이는 이름은 남한에서는 '크낙새', 북한에서는 '클락새'이다.

크낙새는 1990년대 이후로 남한에서 공식적으로 관찰되지않아 아쉽게도 이제는 일부 박물관이나 국립수목원등에 보관된 몇개의 표본으로 만 만나볼 수 있다. 크낙새의 보호를 위해 1962년 국립수목원의 크낙새 서식지를 천연기념물 제11호로 지정하였고, 1968년에는 크낙새를 천연기념물 제197호로 지정하였다. 또한, 2021년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으로 지정하여 보호하고 있다.

2. 크낙새의 생태적 특징

크낙새의 외형적 특징을 보면 몸길이가 약 46cm로 우리나라에서 관찰되는 딱다구리 종류 중 가장 크다. 몸은 전체적으로 검은색인데 배와 허리, 날개의 아랫면은 흰색이다. 다만 수컷은 이마부터 머리꼭대기까지 붉은색이며, 얼굴에 붉은 뺨선이 있어서 머리 전체가 검은 암컷과 구별된다. 크낙새는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인 까막딱다구리와 외모와 생태적인 특성이 매우 비슷해서 등산객들이 우연히 산에서 크낙새를 보았다고 들뜬 마음에 사진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것을 보면 아쉽게도 모두 까막딱다구리 사진들이다. 까막딱다구리는 둥지를 출입할 때 멀리서부터 소리를 내어 자신의 위치를 드러내는 반면 크낙새는 둥지가 있는 나무에 접근할 때 울음소리를 전혀 내지 않아 자신의 위치를 노출하지 않는것으로 알려져 있다.

크낙새는 활엽수와 침엽수가 우거진 혼효림을 좋아하며, 수령이 100~300년 정도된 참나무, 전나무, 소나무 등의 고목이나 반쯤 죽은 고사목에 구멍을 뚫어 둥지를 만든다. 나무줄기를 나선형으로 기어오르며, 나무껍질을 부리로 쪼아 벗기고 구멍을 파서 큰 딱정벌레 종류의 애벌레를 잡아먹는다. 가을에는 층층나무 열매같은 식물성 먹이도 즐겨 먹는다.

번식시기는 5~6월에 흰색 알을 2~5개 낳아 14일 동안 암수가 교대로 알을 품는다. 이때 수컷이 암컷보다 더 많은 시간동안 알을 품는 부성애를 보인다. 새끼는 부화하고 26일 후에 둥지를 나가지만 둥지를 벗어나더라도 약 10일 동안은 가까운 주변 나무에 머물면서 어미새의 보살핌을 받다가 독립하게 된다. 크낙새 부부는 새끼에게 둥지에서 보살핌을 받는 동안 주로 소나무좀벌레, 미끈이하늘소, 장수하늘소 등의 곤충 애벌레를  잡아서 먹인다. 세력권은 둥지를 중심으로 약 40m 정도이고, 행동권은 둥지를 중심으로 반경 약 2km 정도로 알려져 있다.

3. 크낙새의 국내 서식현황

크낙새는 과거에는 여러 지역에서 서식하는 것이 확인된 바 있으며, 1940년대까지 30마리 이상이 채집되기도 했다. 1950년대에는 경기도 광릉과 충청북도 속리산에서 관찰된 기록이 있으나. 1960년대에는 속리산에 서식하던 크낙새는 더 이상 관찰되지 않았고, 경기도 광릉과 강원도 설악산에서만 관찰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우리나라의 유일한 크낙새 번식지인 광릉 수목원에는 1974년 처음 번식이 확인된 이래 한쌍이 해마다 장소를 바꿔 가면서 둥지를 새로 만들어 번식했다. 그러나 1993년 이후로는 광릉에서도 더 이상 관찰되지 않고 있다.

북한의 경우 린산, 평산, 장풍, 개성 박연리 등의 일부지역에서 극히 적은 수가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최근에는 북한에서 발표한 믿을 만한 자료가 없어서 번식 기록이나 개체수의 변화를 알 수 있는 정확한 현황을 파악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현재 우리나라에 크낙새가 얼마나 생존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아마도 서식지 감소로 지속적으로 개체군이 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보존 및 복원이 요구되고 있다.

4. 복원을 위한 노력

과거에 광릉 수목원에서 크낙새가 마지막까지 생존할 수 있었던 이유는 주변 숲이 460여 년간 엄격히 보호되어 울창한 숲을 유지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령이 200년 이상인 많은 고목들이 남아있는 광릉은 크낙새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기르며 살 수 있는 유일한 서식처였다. 그러나 산림 관리의 목적으로 오래된 고사목들을 제거하면서 광릉에서 마저 크낙새의 서식지가 사라졌고 광릉 숲에서도 더 이상 크낙새를 볼 수 없게 되었다.

크낙새는 경계심이 매우 강해서 예민한 특성을 갖고 있는데 광릉숲이 일반인에게 공개되면서 크낙새의 서식환경에 문제가 생긴것이 크낙새가 자취를 감춘 요인중에 하나로 볼 수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크낙새 개체군의 크기가 줄면서 한정된 지역에서 적은 수의 크낙새들끼리 짝짓기를 하는 근친교배가 크낙새 개체수 감소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추정된다.

크낙새를 다시 보려면 우선 울창한 숲이 유지되도록 산림을 보호해야 하며, 둥지를 만들고 먹이를 얻을 수 있는 오래되고 큰 고목을 보전하고 숲에서 말라 죽거나 쓰러진 큰 나무들을 그대로 놓아둘 필요가 있다. 또한 크낙새는 성격이 예민하고 경계심이 많기 때문에 숲에서 소음을 일으키는 등의 행동을 자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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